개요
저는 지금 슬럼프에 와있는 상황입니다.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스르로의 발전을 회피하고 게으른 삶만 반복하고 있죠. 특히, 소피아는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만들어야 될 기능이 많습니다. “해야하는 의무감”과 “하기 싫은 것” 사이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하게 되며, 자주 우울해지고 회의감에 들 때가 많습니다.
이 글은 제가 소피아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었던 일, 감정 현재까지의 행보를 짧은 일기형식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2019년
1월
초반
아는 지인 왈. “내 친구가 이곳에서 방송중이니 잠깐만 들어와서 사람 수를 채워줄 수 있느냐.” 란 말을 들었다. 나는 매우 할 것이 없었고, 앱을 설치할 것 없이 컴퓨터로 들어갈 수 있기에 접속했다. 회원가입 또한 로그인 된 구글과 연동하면 3초만에 끝났다. 간단한 절차에 흡족했다.
방송에선 후원이 있어야지!
간단하게 만원정도 후원을 해보았다. 별 뜻은 없었다. 내가 궁금해서 준 후원에 사람들은 큰손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고작 만원에…?
생각보다 적은 가격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나는 스푼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스푼을 하고 이곳 저곳 방송을 돌아다니면서 후원을 했다. 제각각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매니저
가 사람이 들어오거나, 방송 좋아요를 보내면 같은 말을 반복하는 채팅이 있었다. 당연하게 매크로, 봇이라고 생각했다.
1월 말
이럴수가! 매크로, 봇이라고 생각한 채팅들은 전부 사람이 직접 치는 것이였다. 조금씩 반응속도가 다르다고 생각했더니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저건 컴퓨터가 하면 되는데 왜 사람이 하고 있지?
2월
2월 13일
소피아 시리즈의 첫 프로그램인 SpoonManager
프로젝트를 생성했다. 정말 형편없었고, 비효율적이었다.
완전 마우스와 키보드의 제어권을 뺏기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힘들게 구현했다.
3월
3월 1일
해당 프로그램의 동작을 스푼 회사에 메일을 보내면서, 개발 허가를 정식적으로 요청했다.
3월 4일
결과는 거절이었다. 첫 프로젝트인 SpoonManager
는 거기서 끝이었다.
4월
4월 초
갑자기 스푼에서 이건 어떻게 돌아갈까? 란 생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한 건 모르겠는데, 다시 분석하다가 발견한 동작.
어? 이걸 사용하면 완전… 개쩔게 만들 수 있겠는데?
4월 8일
새로운 프로그램인 SpoonManager2
를 만들었다. 이걸 개발하는 건 너무 재밌었다. 내가 생각한 대로 금방 결과가 보였다.
4월 14일
너무 빨리 만들어서 금방 실제 방송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자주 가던 방송에서 한 두번씩 보여주었고 반응은 전부 다 폭발적이었다.
4월 16일
써보니까 정말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그래서, 스푼에 메일을 다시 보냈다. 이건 정말 자신있으니 배포해도 되냐고.
4월 25일
문의 답변이 정말 느리게 왔다. 스푼에서, 나를 보자고 했다.
4월 30일
스푼 본사에 쭈뼛쭈뼛 기웃거렸다. 그곳에선 나를 환영해 주었지만, 정말 진심을 담아 안 된다고 거절해 주었고 내게 배포시 발생할 위험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나는 배포하지 않았다. 조금씩 나만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때부터 내 이름과 프로그램
S-Bot
이 조금씩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6월
6월 8일
처음 발견한, 내가 모르는 봇이 생겼다.
스푼 본사에서 직접 들은 내용이 있으니, 저 봇은 곧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6월 13일
S-Bot
을 블로그에 알렸다. 나도 모르게 경쟁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
6월 20일
S-Bot
프로그램 코드를 공개적인 Github에 게시했다. 왜 그랬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친한 디제이였던 뽀또가 초이스 DJ에 도전한다길래, 떨어진다면 당신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 주기로 했다.
솔직히 나는 절대 안 만들게 될 줄 알았다.
7월
초반
뽀또의 봇이었던 뽀또라이가 탄생하고, 나는 친한 지인들이 많았던 ⅅ℃(기상청) 크루에 들어갔다.
8월
8월 1일
뽀또라이는 크루 전용 프로그램이 되었다. 24시간 켜져있으며, 일정 시간마다 기상청 크루원들의 방송을 탐색하고 자동으로 방송에 들어가서 소피아의 간략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12월
12월 26일
뽀또라이는 정지당했다.
2020년
2월
2월 13일
항상 생각만 해오던 도네이션 기능을 성공했다. 진짜 엄청 복잡할 줄 알았는데, 정말 허무하도록 쉽게 성공했다.
이 기능은 스푼의 새로운 바람을 불게 만들었다.
2월 16일
위에서 말했던 다른 봇은 지금까지 정지당하지 않았다. 정말 억울하게도 스푼측에서 내게 말한 위험성은 한 개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배포할 걸 그랬다.
그래서, 배포했다.
3월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검색 처리까지 해보았다.
구글, 네이버에서 사람들이 검색해서 내 홈페이지에 검색하는 건 살면서 처음이었다.
3월 9일
나를 기준으로 만든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너무 어려웠다.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전문 지식들을 당연하게 남들도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루 몇 백개의 시리얼을 발급하고 동시에 질문을 받으면서 회사 일까지 함께 하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때문에 더 나아진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작부터 11만원짜리 라이브러리를 샀다.
4월
4월 27일
소피아가 유명해진 김에 굿즈를 만들었다!
머그컵의 디자인은 생각보다 예뻤다. 분명 살 땐 몇백명이 산다고 했는데 실제로 산 건 몇십명이다.
5월
5월 11일
새로운 프로젝트인 소피아 2를 때려치웠다. 구조적으로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했고, 더 만들었다간 기존 프로젝트랑 다를게 없을 것 같았다.
6월
6월 7일
소피아 오픈채팅방을 관리하는 봇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때 node-kakao 라는 레포지토리 덕분에 타입스크립트를 처음 접했다.
7 월
7월 18일
타입스크립트와 Vue를 사용하는 새로운 소피아를 시작했다. 일단 만들기만 해놓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8 월
하루에 1000명씩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뿌듯하기도 했고, 과분한 영광이었다.
2021년
4월 16일
룰렛 기능을 만들었다. 이건 스푼에서 또 다른 바람이 불게 되었다. 디제이가 소피아를 쓰면서 돈을 벌게 해주는 부분이 룰렛과 도네이션, 두 가지 기능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5월 16일
스푸너 한 명에게 정말 크나큰 상처를 주고, 입었다. 지금에야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아직도 매우 자주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렇게 내 상처로 인한 독단적 서비스 중단이 이루어졌다.
6월
생각해 보니까, 내 개인적인 사정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보여 다시 서비스를 실시했다.
8월
스푼 업데이트로 인하여, 기존 소피아가 아예 복구 불가능이 되었다. 2주동안 열심히 해결 방법을 찾았지만, 처음부터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포기했다.
2022년
1월
약 4개월동안 스푼을 접속조차 하지 않았다. 스푸너들 중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종종 안부를 보내올 뿐 나는 궁금하지 않았다.
1월 20일
술마시고 생각나서 들어간, 친한 누군가의 방송에서 술김에 말했다.
1주일 안에 소피아를 다시 만들어 줄게요. 단, 기본 기능밖에 못 할 거예요.
1월 21일
시발. 어제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1월 25일
약속은 약속이기에 지켰다. 기본 기능만이 들어간 새로운 버전을 배포했고, 평소 기다리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
3월
3월 5일
사용자가 점점 더 늘어난다. 첫 소피아를 배포했을 때보단 더디지만 확실하게 늘어나고 있다.
오랜 문제였던 구글 로그인 문제를 해결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더 성장한 것을 느껴서 뿌듯했다.
5월
개발이 재미없어졌다. 소피아에게 쏟았던 열정은 갈수록 식어만 갔고, 나의 재미가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을 위한 의무감이 무거워졌다. 나는 처음으로, 이걸 희생이라 생각했다.
6월 29일
소피아 코드를 수정하지 않은지 한달이 넘어갔다. 그러나 일일 사용자의 수는 다시 1000명에 가까워져 간다.
주저리
솔직히, 이 글의 일부는 이미 제 DJ 보드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우울한 상황을 위로받고 싶어서 작성한 글이었고 분에 넘치는 위로를 받았으니 지금은 괜찮습니다.
개발이 재미없어진건 언젠간 다시 괜찮아지겠죠!
한 가지 중요한 건 소피아를 만들고 나서부터 제 인생은 크게 발전한 것입니다.
소피아가 만듦으로써 개발 실력은 향상되었고, 그만큼 재밌었고, 더 많은 사람과 연을 쌓았으니까요.
항상.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